밀려 있던 여행기 그 두 번째,
뭐가 됐든 한 번은 가야만 했었던 그 곳,
덥기도 오지게 더웠던 7월 초의 3박 4일 대만 이야기 🇹🇼
Vol. 2
* 3일차
이 자들과 여행을 하면 잘 맞는 점이 몇 개 있는데,
그 중 하나가 어지간하면 아침 일정이 없다는 것과
조금 지쳐보인다 싶으면 "빨리 우우 맥주 맥여 🍺"라며
쉴 틈 없이 맥주를 수혈해준다.
마치 가솔린 간당간당 거리는 차에 주유하 듯
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뒷꽁무니만 쫓아가다 보니 도착한 훠궈집
공복에, 하루의 첫 끼를 훠궈로 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,
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내 앞으로 맥주를 놓아주는 친절한 누나 ❤
(정작 이 자들은 알찌를 넘은 알쓰들인데 말이지)
더위를 피해 왓슨스도 들어갔다가,
오직 냉기를 위해 편의점도 수시로 들어갔다가
정신을 차려보니 바샤커피 웨이팅 줄을 서있는 건 무슨 상황 🙄
커피 한 주전자에 크루아상 두 개 시켰을 뿐인데
이거 너무 등처먹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었지만,
아 근데 먹어보니 맛있긴 합디다 😒
생각보다 바샤커피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바람에
미리 예약해뒀다는 식당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.
역시 생각이라곤 1도 없었고, 그녀들이 자주 온다는 철판 가게라는데,
아니 뭐 이런 대단한 코스가 나오는 파인다이닝일 줄이야
(후식까지 11개의 메뉴를 남김 없이 뽀심)
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긴 좀 아쉽기도 하고,
여행 내내 인도해 주시옵고,
일정 짜느라 귀찮았을텐데 하나 같이 만족스러웠던 코스에 보답할 겸
레스토랑 근처 제법 평이 좋은 마사지샵으로 그녀들을 대동하고 들어섰다.
문이 열리자마자 들려오는 이랏샤이마세에 귀가 뚫리는 기적을 경험
12년 전, 정화정씨가 중국 공항 JAL 카운터에서 느낀 감정이 바로 이런 걸까
* 4일차
전날 밤, 미리 어느정도 짐을 챙겨 두고 아침에 씻고 있는데
체크아웃 한 시간 전에 프론트에서 전화가 왔다.
뭐라고는 하는데 알아 들었던 단어는 체크아웃 하나 뿐인지라
'아 한 시간 남았으니 시간 보고 나오라는 거구나' 싶었는데
실컷 내려가보니 체크아웃 시간을 잘못 알고 있었던 누나 😶
(나도 나지만, 누나도 참 누나올시다)
대만의 마지막은 로컬 음식으로 마무리 해야한다며
호텔에 캐리어를 맡겨 놓고, 또 어딘가로 이끄신다.
알아서 이것저것 뚝딱뚝딱 주문하는 그녀들 사이로 나지막이
"나 맥주도 한 병만..."을 시전
그 가게 이름은 진미채, 채선당 뭐 그런 느낌이었음
로컬 음식점이었지만,
현지인보다 한국인들이 더 많은 이유는 무엇이며,
그리고 왜 내 앨범엔 모닝글로리 볶음만 있는 것인가.
(아 근데 모닝글로리 대존맛이긴 함)
밥 다 챙겨 먹고,
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사 들고 호텔로 가는데
뭔 갑자기 비가 이리도 쏟아질꼬
타이베이 메인 역까지 갈 택시를 미리 불러놨다는 그녀들의 말에
앞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탔는데, 뭔 캐리어를 하나하나 다 올려주냐
'거리도 가까운데 와 친절한 기사님이다'라고 멀뚱멀뚱 탑승
근데 이 택시가 가는 꼬락서니가 첫 날 왔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.
뭔가 하이웨이라는 표지판도 보이는 것 같고,
이쯤되면 도착하고도 남아야 되는데 왜 계속 이 택시는 달리나 싶어서
"이거 왜 안서냐, 호텔에서 역까지 대충 때려도 5분이면 가는 거 같더니"라고 했더니
뒷자리에 앉은 이 자들이 낄낄거리며 공항까지 편하게 가자고 미리 우버 불러뒀다고 🙄
무사히, 재밌게 그리고 편안한 첫 대만여행이 될 수 있게
물심양면으로 힘써주신 장자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🙇♂️
이미 말했지만, 이제 마흔 전에는 대만여행은 없다는 것도
다시 한 번 이 피드를 통해 리마인드 드립니다.